이스라엘-가자 전쟁: 하마스가 사용하는 4가지 주요 무기는? - BBC News 코리아 (2024)

BBC 아랍어 서비스의 포렌식 조사 결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첨단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군사 전문가들은 이전 공격에 비해 더 치명적인 공격을 입힐 수 있도록 개선된 무기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는 가자 지구를 벗어나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과 미사일 수백 발을 발사하고, 폭발물을 실은 무인기를 배치하고, 여러 소형 무기 및 탄약을 동원하는 등 전례 없는 공격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인 1200명이 사망하고, 240여 명이 가자 지구에 인질로 끌려갔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 공습을 가하고 지상전을 전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2만3000여명에 이른다.

BBC 아랍어 서비스는 하마스와 하마스의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이 사용하는 무기 4가지를 확인했다. 이에 하마스가 어떻게 이러한 무기 및 필요한 부품을 구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비록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자신들이 하마스 대원 8000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한다. 영국을 비롯한 여러 서방 국가에선 테러 단체로 지정된 ‘하마스’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현재까지 사망한 자국 군인은 187명이라고 밝혔다.

1. ‘야신 105’ 대전차 미사일

야신 105mm 대전차 미사일은 이스라엘의 지상전 전개 이후 알카삼 여단이 공개한 여러 영상에 등장하는 무기다. 영상 속 알카삼 대원은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전차에 해당 미사일을 겨누고 있다.

하마스의 창시자인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의 이름을 딴 해당 미사일은 러시아제 로켓추진유탄(RPG) 발사기로 발사된다.

사미스 라제브 전 이집트 육군 준장은 야신 105의 이중 탄두 설계 방식이야말로 주요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장약으로 탱크의 장갑 부분을 겨냥해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탱크를 뚫을 수 있으며, 두 번째 장약은 탱크 내부에 완전히 들어가 폭파한다는 것이다.

필립 잉그램 전 영국 육군 정보장교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의 유효 사거리는 150~500m이며, 최대 속도는 초속 300m이다.

잉그램 전 장교는 이러한 이중 탄두를 갖추기 위해선 정밀한 설계가 필요한데, 이는 하마스의 첨단 무기 제조 발전 정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전차들은 이러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러한 시스템이 야신 미사일로 인해 난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된 바 있다. BBC 아랍어 서비스는 정확한 진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하마스의 야신 105 미사일 비축분이 최소 2000발에 이르는 대량일 것으로 추정한다.

2. ‘알 아세프’ 어뢰

지난해 10월 말 하마스는 새로운 무기인 ‘알 아세프’ 어뢰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하마스는 자신들이 10월 7일 기습 공격 당시 해당 어뢰를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BBC 아랍어 서비스는 해당 영상이 이전엔 온라인에 게시된 적 없음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무기는 수중에서 무인 또는 원격으로 작동하며, 수중 작전을 위해 개발됐다.

야세르 하솀 전 이집트군 참모총장은 알 아세프는 “승조원이 없는, 단순한 반잠수식 수중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어뢰가 지도 작성, 감시, 수중 구조물 검사, 환경 모니터링, 전투 작전 수행 등 다양한 수중 작업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라제브 장군은 ‘알 아세프’가 가자 지구에서 제작됐다면서, 제조에 필요한 압축 가스 실린더, 내연 기관, 카메라, 유도 안테나 등은 가자 지구로의 반입 금지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제품 및 재활용된 재료로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D 프린팅을 갖춘 작업장이라면 이러한 무기를 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록 하마스가 영상을 통해 ‘알 아세프’를 드러내긴 했으나, 그 위력을 보여주는 증거는 제한적이다.

하마스는 10월 7일 공격 당시 해당 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나, BBC 아랍어 서비스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으며, 이 어뢰가 이스라엘 선박에 해를 가했다는 증거 또한 찾지 못했다.

2021년 5월, IDF는 해안가 근처에서 소형 자율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공격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한 바 있으나, 당시 해당 장치의 실물은 공개되지 않았다.

3. 북한제 ‘F7’ 로켓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영상에서도, 가자 지구 내 이스라엘군과의 지상 전투 장면에서도 F7 RPG 발사기가 눈에 띈다.

이 발사기는 북한에서 들여온 것으로, 발사체 탄두 주변에 붉은색 줄무늬 등 몇 가지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BBC 아랍어 서비스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F7 로켓을 휴대한 모습이 담긴 여러 영상의 진위를 조사해 확인했다.

알카삼 여단도 F7 로켓이 동원된 전투 영상을 공개했다.

IDF는 하마스로부터 입수한 무기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이는 하마스가 F7 로켓을 사용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F7 RPG는 재장전 속도가 빠르고, 특히 대형차 공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잉그램 전 정보장교는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알카삼 여단이 F7 발사대를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전차 발사체를 파편이 든 대인 무기로 개조, 즉 이스라엘 지상군에 던질 수 있는 폭탄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잉그램은 BBC 아랍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무기가 북한 혹은 수년간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공급해온 이란으로부터 하마스에 도달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 외에 이들이 이러한 무기를 손에 넣을 방법은 없습니다. (이러한 무기 판매는) 북한 당국의 주요 외화벌이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국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하마스가 북한산 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북한 당국은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북한제 무기 연루설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 및 거짓말”이라며 반박했다.

그러나 올해 초 한국 공영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보기관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4. ‘샤와즈’ 폭발 장치

하마스의 SNS에 영상에서 포착된 또다른 무기는 ‘화염’을 뜻하는 아랍어 ‘샤와즈’이다. 가자 지구 현지에서 제작된, 근거리에서 차량을 기습할 때 쓰이는 폭발 장치다.

알카삼 여단은 자신들이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에서 지상전을 전개하는 동안 해당 폭발물을 사용했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 당국 또한 가자 지구에서 상당한 양의 무기가 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생산한 무기가 얼마나 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7월 알카삼 여단은 전선으로 서로 연결된 샤와즈를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잉그램은 하마스가 이번 전쟁에선 이스라엘의 장갑차도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개조된 샤와즈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잉그램에 따르면 이 장치들은 보통 구리로 된 금속 디스크 모양으로, 폭발물이 들어있다. 폭발과 동시에 구리 디스크가 발사체로 변해 목표 차량의 장갑을 관통하는 원리다.

이 무기의 복잡한 설계 및 응용과는 대조적으로 단순한 방식이다.

해당 무기 제조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바로 구리 디스크를 구하고 이를 정확한 모양을 만드는 과정이다. 그러나 잉그램은 하마스가 구리 디스크 제조 능력을 이미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어떻게 무기를 계속 제조 및 확보하나?

하마스는 파괴되거나 망가진 건물에서 나온 건축 자재, 금속, 배선은 물론 이스라엘의 불발탄 또한 재활용한다.

라제브 장군은 이란이 가자 지구 경계선을 따라 난 비밀 통로 및 이스라엘의 지중해 봉쇄를 피해 몰래 해상 경로를 통해 가자 지구로의 무기 밀반입을 도왔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이란 관광부 장관인 에자톨라 자르가미 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군은 지난해 11월 이란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에 이란제 미사일을 공급하고, 가자 지구 내 터널 진입에 관여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하솀 전 이집트군 참모총장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로 통하는 “국제 밀수 라인”이 존재한다면서,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경계선 통제가 완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2년 9월,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남부 케렘 샬롬 검문소에서 폭발물 밀수 시도를 저지했다고 발표했다. 폭발물은 차량에 적재됐던 의류 사이에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